뇌 가소성을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
새로운 소리가 우리의 관심을 끌더라도 그것이 중요하지 않거나 감정적 경험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쉽게 잊혀지게 됩니다. 즉 중립 신호(neurtral signal)가 됩니다. 소리가 처음 들어오면 청각 경로를 따라 청각 피질까지 올라가서 평가되고 자율신경계와 변연계에도 영향을 주나, 청각 피질에서 평가 후 중요성이 낮다고 파악되면 자율신경계와 변연계의 활성도는 낮아지고 결국은 사라지게 됩니다. 이는 결국 무의미한 신호로 자발적으로 습관화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처음 냉장고를 구입한 상황을 떠올려봅시다. 처음에 냉장고를 집안에 들여놓으면 냉장고에서 나는 소리에 신경이 쓰입니다. ‘고장은 아닌지, 다른 냉장고도 저런 소리가 나는 것인지’ 등 주의를 끌게 됩니다. 그러나 수리공의 검사결과 냉장고의 소리가 정상적인 것을 알게 된다면 금세 소리 인식의 우선 순위에서 냉장고 소리가 뒤로 밀려나게 됩니다. 결국 냉장고 소리는 인식조차 되지 않는 단계에 이르게 됩니다. 이러한 습관화 과정은 우리에게 의식되지 않는 잠재의식의 단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사행동의 교정
정리해보면, 이명 자체를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 하며, 이명 치료에서 목표가 되는 것은 각인된 반사행동을 교정하는 것입니다. 바꾸어 설명하면 이명 치료 후에도 이명의 강도나 인지되는 지속시간은 동일하지만 이명으로 인해 발생하는 분노나 감정적 소요, 불면 등의 부적절한 자율신경계 증상을 조절하여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인 것입니다. 이는 결국 청각계와 변연계, 자율신경계의 연결을 교정하고 수정하는 것입니다.
언급한 바와 같이 각인된 반사행동(conditioned reflex)를 제거하도록 습관화하는 것이 치료목적입니다.
유명한 실험인 ‘파블로프의 개’의 예에서 이러한 습관화 방법의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파블로프의 개’의 실험이란 개에게 먹이를 줄 때마다 종소리를 먼저 들려주면 개는 종소리만 들어도 침을 흘리게 된다는 실험입니다. 이 실험은 이명환자의 경우에 정확히 대응되는데 종소리는 이명으로 대응되며 개의 침을 흘리는 행위는 이명환자가 분노하고 불면의 증상을 겪는 각인된 반사행동으로 대응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파블로프의 개가 종소리를 듣고도 침을 흘리지 않게 하려면 어떤 전략을 써야 할 것인지는 쉽게 눈치챌 수 있을 것입니다. 음식을 주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을 ‘강화’(reinforcement)라는 용어로 표현할 수 있는데 자극을 주었을 때(여기서는, 종소리) 이를 강화하는 인자(여기서는, 음식)를 제거하면 각인된 반사행동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강화인자’를 제거하는 것이 치료의 방법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강화인자’를 제거하면 자극 자체(종소리)는 ‘중립 신호’로 취급되게 되는 것입니다. 이전과 다르게 종소리 후 음식을 주지 않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개는 결국 종소리를 들어도 침을 흘리지 않는 행동으로 각인된 반사행동이 수정될 것입니다.
이명환자에서 반사행동의 교정
그러나 파블로프의 개의 예와는 다르게 이명환자에서는 강화 인자를 치료자가 일방적으로 제거해 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파블로프의 개’ 실험에서는 음식을 그저 사람이 주지 않으면 되지만-즉, 강화인자를 실험자가 쉽게 제거가능-이명환자에게서 발생하는 분노와 불면은 치료자가 임의로 제거해버릴 수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명의 치료에 있어서는 환자와 치료자의 동반된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합니다. ‘강화’인자를 치료자와 환자가 함께 제거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것은 결국 처음 언급했던 것처럼 환자가 이명의 발생기전을 포함하여 청각기관에 대한 배경지식을 갖고 이명 자체가 ‘중립 신호’라는 것을 인식하도록 노력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또한 이렇게 이명에 대해서 학습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알고 있는 위험’에 대해 미리 준비하여 그 고통을 피해가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부정적 강화인자’를 제거하는 것뿐만 아니라 ‘긍정적 강화인자’를 도입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명 소리 자체를 시끄럽고 걸리적 거리는 소리가 아닌 긍정적인 신호로 인식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명 소리는 청각 체계의 보상작용으로 나타나는 중립적인 신호이기 때문에 뇌의 보상작용이 적절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증거로 생각하면 이명 자체를 좀더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 의해서 이명이 발생하면 나타났던 ‘강화’(예를 들명 불안이나 분노, 불면 등)를 제거하게 되고 이명에 의해 유발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차단되게 됩니다. 이는 결국 이명으로 인한 각인된 반사행동을 차단하는 효과를 이끌어 낼 것입니다.
Home training
1. 뇌 가소성(brain plasticity)에 대해서 설명하고 이를 통해서 이루려는 목적이 무엇인지 기술하시오
2. 이명재훈련치료를 통해서 교정 혹은 제거해야 할 신경 연결망은 어떤 경로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3. 이명으로 인해 연결된 신경 연결망을 제거하는 방법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