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의 정의, 증상, 진단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는 감기 환자 분들이 주로 호소하는 증상은 기침, 가래, 후비루 입니다. 이러한 증상들 각각에 대해서 살펴보기 전에 ‘감기’라는 용어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感 느낌 감
氣 기운 기
감기의 한자를 풀어쓰면 ‘기운을 느끼다’입니다. 아마 평상시에는 느끼지 못하는 안좋은 기운들이 몸에서 느껴진다는 의미에서 이와 같은 한자가 붙은 걸로 생각됩니다.
감기의 사전적 의미는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계의 감염 증상’ 입니다.
여기서 증상이라고 하면 기운이 없다거나, 기침, 가래, 발열 등 흔히 알고 있는 감기의 증상들을 의미합니다.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기에 병발하여 세균성 감염이 합병되었다면 진단명이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이러스 감염 중 특히, 인플루엔자에 의한 감염이라면 ‘독감’이라고 따로 지칭하게 됩니다. 말 그대로 독한 증상이 나타나는 감기라서 독감이라고 쉽게 부르는 것이지요.
감기는 호흡기계의 감염 증상입니다. 호흡기계는 숨이 들어와서 폐에 흡수되기까지에 관여하는 모든 통로를 의미합니다. 코, 구강, 인두, 후두, 기관지, 폐 등이 여기에 속하게 됩니다. 감기 환자 분들에게 ‘비염이 좀 있으시네요’라고 말씀드리면 ‘그럼 감기는 아니네요?’라고 물으십니다. 그러나 비염도 결국은 감기의 일종입니다. 호흡기계의 감염질환인 감기에서 이비인후과 의사가 염증이 있는 부분을 발견하여 그 부분에 염증이 있음을 이름 붙여서 비염이라고 한 것일 뿐인 것입니다.
감기는 바이러스성이기 때문에 항생제 등을 투여하기 보다는 환자가 불편해 하는 각각의 증상에 초점을 맞추어서 치료를 하게 됩니다. 가래가 심하면 거담제를, 기침이 너무 심하면 진해제를, 열이 심하면 해열제를 처방하게 되는 것이지요.
문제는 이비인후과를 내원하는 환자들이 호소하는 기침, 가래, 후비루의 증상 자체에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으로 불편감이 오래 지속되는 환자분들이 있기 때문에 이비인후과 의사는 이러한 증상들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관심을 갖게 됩니다.
기침의 원인, 분류, 치료
먼저 기침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기침은 호흡기로 들어온 유해물질을 배출하기 위한 정상적인 인체의 방어작용입니다. 그런데 8주이상 지속되는 만성 기침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그 원인을 확인하여 치료해야 합니다. 만성기침의 가장 흔한 3대 원인으로는 후비루 증후군, 천식, 위식도역류질환이 있습니다. 이 세가지가 85% 이상의 원인을 차지하는데 세가지 모두 이비인후과적인 질환들이기 때문에 기침은 이비인후과에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증상중의 하나입니다.
만성기침을 하고 있는 분이 흡연을 하고 있다면 흡연이 가장 큰 원인일 수 있기 때문에 금연을 먼저 권유하게 됩니다. 또한 고혈압약 등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라면 그것이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만성적인 기침을 유발할 만한 약제 복용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청진이나 가슴엑스레이 등에서 폐와 기관지 등 하부 호흡기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되면 대표적으로 만성기침을 유발할 만한 질환들에 대해서 이비인후과적인 검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우선 폐기능검사를 통해서 기관지의 과민성과 폐쇄정도 여부를 확인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서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인 천식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또한 기관지 자체의 과민성 여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후두내시경을 통해서 인후두역류질환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비인후과 내시경 소견과 환자의 임상양상, 치료적 약물투여 등을 통해서 기침의 원인 중 하나인 인후두역류질환을 진단해 낼 수 있습니다. 인후두역류질환에 대해서는 <목 이야기>부분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으로는 코내시경을 통해서 후비루(콧물이 목뒤로 넘어가는 증상)에 대해서 확인하게 됩니다. 내시경을 통해서 코가 넘어가는 것을 직접적으로 확인하면 확실하게 진단할 수 있으나 환자가 계속 목뒤로 넘어가는 것이 있다는 증상을 호소하더라도 내시경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를 후비루 증후군이라고 분류하게 됩니다.
후비루의 원인, 치료
후비루는 콧물이 코 뒤쪽과 목 뒤쪽으로 지속적으로 넘어가는 증상으로 후비루로 인한 자극으로 기침이나 가래가 유발되고 심하면 수면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는 매우 불편한 증상 중의 하나입니다. 더군다나 후비루가 내시경 소견으로 발견되지 않는 후비루 증후군의 경우 그 치료는 좀 더 까다로워지게 됩니다. 우선 축농증이나 알러지 비염 등 후비루를 유발할 만한 질환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한 치료를 시행하지만 후비루 증후군의 경우에는 좀 더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관리를 해나가야 합니다. 약물복용이나 식염수 코세척 등을 시행하면서 지속적인 치료를 시행하게 되며 환자분들이 증상의 호전을 느끼기까지 상당한 시일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