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페이지에서는 만성 중이염과 진주종성 중이염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만성중이염
급성 중이염 페이지에서 언급했다시피 3개월 이상 지속된 중이염을 만성 중이염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임상에서는 기간으로 엄격하게 나누어서 ‘당신은 이제 3개월이 넘었으니 오늘부터 만성중이염입니다’라고 하기보다는 고막의 천공이나 구조의 변형, 중이 이소골의 손상이나 기타 구조적인 문제가 영구적으로 발생한 경우 ‘아 중이염이 만성적으로 손상을 일으켜놓았구나…만성 중이염이네’라고 생각하고 접근하게 됩니다.
만성중이염의 진단
만성 중이염에서는 염증이 장기간 지속되어 중이 공간 구석구석까지 염증이 존재하기 때문에 유양돌기라는 구조에 대해서 확인해보아야 합니다.
위의 좌측 사진에서 표시되어 보이는 부분이 유양돌기입니다. 이 부분을 CT로 확인하면 우측의 사진과 같습니다. 유양돌기라는 뼈는 안쪽에 공기가 가득차 있는구조고 안쪽의 공기로 가득한 부분은 고막안쪽의 공간인 중이와 통해 있습니다. 그런데 우측 사진의 CT에서 보면 한쪽 유양돌기는 공기로 차있는데 비해서(검정색이 공기) 반대쪽은 회색빛깔로 무언가 가득 차 있는 것이 관찰됩니다. 이것이 염증에 의한 삼출물입니다. 즉, 중이염이 있다는 것을 CT로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만성 중이염의 치료
중이내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발생하게 되면 이 유양돌기 내에도 염증이 지속되게 되는 것입니다. 급성 중이염의 경우 항생제나 다른 약물 치료를 통해서 중이의 삼출물을 제거하고 균감염을 제거하는 치료를 하면됩니다. 그러나 만성 중이염의 경우에는 치료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중이염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과정에서 염증 조직들이 이미 영구적인 손상을 만들었고 또한 염증 조직들을 약물로만 모두 제거할 수가 없어서 약물로 증상이 일부 호전되었다고 하더라고 남아있는 염증조직에 의해서 다시 재발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됩니다. 유양돌기에 고착화된 염증들은 더욱이 약물치료로 호전되기 어려워 만성적으로 중이의 공간에 염증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진과 같이 고막에 천공이 생기는 등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우측의 사진에서는 고름과 같은 삼출물이 나오고 있는 상태로 만성 중이염의 염증 반응이 심하게 일어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약물 치료와 주기적인 드레싱을 통해서 좌측과 같이 급한 증상들을 호전시켰다고 해도 고막 안쪽에 모든 염증 조직을 제거할 수는 없기 때문에 만성 중이염에서는 증상이 다시 발생하고 호전되는 경과를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성 중이염에서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유양돌기를 절제하여 염증이 잠재하고 있는 구조를 모두 해소하고 중이염에 의해서 발생한 구조적 손상을 복원하는 것입니다. 만성 중이염의 경우라도 유양돌기 내에 염증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유양돌기 절제술을 제외한 고막재생술 등의 수술을 진행하게 됩니다.
진주종성 중이염
다음은 진주종성 중이염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고막 안쪽의 공간은 점막과 유사한 세포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입안의 점막 세포와 유사한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고막천공이 생겨서 고막바깥쪽 상피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고막안쪽 공간으로 함입되거나, 혹은 고막이 너무 안쪽으로 함몰되어 유착되었다가 고막의 상피세포가 안쪽으로 자라들어가는 경우 진주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상피세포라는 것은 피부의 각질세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즉 진주종이란, 고막 안쪽에 각질 세포들이 뭉쳐서 종양과 같은 형태를 띄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 고막 사진을 보면 누가 보더라도 ‘염증이 있네’라고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자세히 보면 하얀 진주알 같은 종양이 생긴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것이 진주종입니다. 만성 중이염에서 진주종이 합병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이처럼 만성중이염의 병력없이 소아에서 진주종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일부 진단 조건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 선천적 진주종이라고 부릅니다. 그 원인은 발생단계에서 상피세포가 고막안쪽 공간으로 함입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생겼다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진주종성 중이염의 치료
문제는 이러한 진주종이 그냥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점점 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상피세포의 유입이 끊임없이 일어나면서 진주종의 크기가 커지고 이로 인해 주변구조를 파괴하여 귀의 구조와 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주종성 중이염이 발견된다면 대부분의 경우에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게 됩니다.
만성 중이염과 진주종성 중이염은 수술적 치료에 대한 고려가 동시에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에 귀에서 진물이 나오는 증상 등 일차적인 염증 치료가 시행된 후에는 귀에 대한 전문적 수술적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의뢰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