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를 찾아오는 환자분들께 ‘어디 불편하셔서 오셨어요?’라고 물으면 ‘비염이 있어요’라고 대답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콧물이 나거나 코막힘이 있으면 비염으로 인식하고 내원하시게 됩니다. 비염은 크게 알러지 비염과 비(非)알러지 비염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알러지 비염에 대해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비(非)알러지 비염에 대해서는 아래의 링크에 자세히 설명해 놓았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알레르기 비염이란
‘비염이 있어요’라고 대답하시는 환자분들의 절반에서는 ‘제가 평소에 비염이 있어요’ 혹은 ‘제가 알러지가 좀 있어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알러지 검사를 받아본 적이 없는 분들도 자신이 알러지가 있다고 알고 계신분들도 있습니다.
환자분들의 설명처럼 알러지 비염은 전체 비염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질환입니다. 일부 소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비염의 37%가 알러지 비염이라고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알러지 비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알러지라는 용어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알러지의 사전적인 의미는 ‘어떤 외래성 물질과 접한 생체가 그 물질에 대하여 정상과는 다른 반응을 나타내는 현상’이라고 정의 됩니다. 예를 들어 꽃가루가 콧속에 들어왔을 때 정상적인 면역반응이 일어나서 항원을 처리하든지, 혹은 큰 과민반응 없이 코 점막에 붙어있다가 콧물 등으로 배출된다거나 하는 것이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그러나 알러지가 있는 경우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발생하게 되어 코 점막이 붓는다든지, 심하게 콧물이 난다든지 하는 이상과민반응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알러지 반응은 코 뿐만 아니라 피부나 폐 등 다양한 기관에 발생할 수 있고 두드러기가 일어나는 것도 알러지 반응의 하나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의 진단
그러면 알러지 비염은 어떻게 진단할 수 있을까요? 우선 임상적인 증상으로 알러지 비염을 의심하게 됩니다.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에 재채기, 가려움증 등이 동반된다면 알러지 비염을 의심하게 됩니다. 그러나 가려움증이나, 재채기가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결국 특정 항원에 의한 알러지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통해서 알러지를 확인하게됩니다.
알러지 검사는 두가지 방법이 주로 시행됩니다. 알러지피부반응검사와 알러지혈액반응검사입니다. 피부반응검사는 피부내에 알러지 항원을 소량 주입시켜 알러지 반응의 여부로 판정을 하게되고 혈액반응검사는 혈액샘플을 이용하여 알러지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특정 항원에 대해서 알러지 반응이 나오고 임상적 상황에서 알러지 비염의 증상이 있다면 알러지 비염이라고 확진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주목되는 부분은 ‘국소 알러지’의 개념입니다. 혈액이나 피부에는 알러지 반응이 일어나지 않지만 코 안쪽에서는 국소적으로 알러지를 보이는 현상입니다. 임상적으로 강력하게 알러지 비염이 의심되나 피부검사나 혈액검사에서 알러지가 보고되지 않는 경우 비내유발검사 등을 시행하여 국소 알러지를 감별해 볼 수 있습니다.
알러지 비염을 심하게 앓고 있는 환자분들께서 주로 여쭤보는 질문 중 하나가 ‘완치는 안되는 건가요? 계속 약을 먹어야하나요?’ 입니다. 약을 먹으면 증상 일부가 소실될 수 있지만 마치 혈압약처럼 계속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점에 불편함을 호소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
알러지비염의 우선적인 치료는 약물 치료입니다. 질환의 경중에 따라서 약물치료도 단계별로 시행하게 됩니다. 그러나 약물 치료 외에도 알러지 비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 첫번째는 면역치료입니다. 면역 치료는 쉽게 설명해서 알러지를 유발하는 물질을 인체에 반복적으로 주입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알러젠에 대한 항체를 형성하도록 유도하여 알러젠이 들어왔을 때 미리 생성된 항체들이 이를 처리하도록하는 것입니다. 이런방식으로 비정상적인 알러지 반응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수술적인 요법입니다. 알러지 비염으로 코막힘이 심한 경우 수술적 치료로 증상을 효과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가려움증, 콧물 등의 증상도 일부호전될 수 있으나 수술적 요법은 지속적인 코막힘을 개선하는데 탁월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