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에 종종 코피환자분들이 내원하게 되는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코피의 원인, 치료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코의 혈관
코피에 대해서 살펴보기 전에 우선 코의 혈관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고 넘어가겠습니다.
사진에서 동그라미로 표시된 부분을 kiesselbach 혈관총이라고 부릅니다. 이 부분에 여러 혈관들이 모여서 분포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혈관이 많은데다 이를 덮고 있는 점막도 얇은 편이기 때문에 경미한 손상에도 출혈을 유발하게 되고 코피의 약 80%가 이곳에서 발생합니다.
코피의 원인
코피 환자분들이 많이 하는 질문 중의 하나가 ‘왜 코피가 나는거에요?’입니다. 코피는 주로 콧구멍을 손가락으로 파는 등 외상에 의해서 주로 발생하고 아스피린과 같은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경우 그 발생률이 높아집니다. 이외에도 비중격이 휘어있어서 반복적으로 자극을 받거나 혹은 점막이 건조한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명백한 원인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고 대부분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왜 코피가 나는 거에요?’에 대한 대답은 ‘모른다’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코피의 경우에는 쉽게 지혈이 되므로 원인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코피의 치료
코피로 내원한 환자분의 경우 kiesselbach혈관총을 포함해서 출혈이 일어난 부위를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게 되는데, 환자분들이 미리 언급하는 것이 ‘코피를 지져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는 출혈이 일어나고 있는 부위의 혈관을 약물 혹은 전기소작으로 소작시켜달라는 의미인데 개인적으로 심한 출혈이나 명백하게 ‘퐁퐁’튀는 출혈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잘 시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소작술은 정상적인 점막에 손상을 가하게 되는 방법일 뿐 아니라 심하면 비중격 천공까지 야기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코피는 간단한 압박이나 패킹으로 쉽게 지혈이 되기 때문에 패킹을 시행하여 치료하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위의 그림과 같이 비출혈은 주로 비중격 전방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병원에 내원하기 전에 코 양쪽을 엄지와 검지로 압박하는 방법을 통해서 출혈 부위를 압박할 수 있습니다. 코피가 나면 고개를 뒤로 젖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으로 고개를 앞으로 숙이고 콧날개 양쪽을 압박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러한 방법만으로도 비출혈이 멎는 경우가 상당 수 있습니다.
외래 진료에서 오해하시는 부분중에 하나가 이미 코피가 멈춰서 오시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특별한 처치 없이 연고 등을 처방하게 되는데 환자분들은 점막소작술과 같은 적극적인 치료를 요구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미 멈춘 코피에 대해서는 안쪽을 습윤하게 유지하고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부적절한 처치는 오히려 코피를 다시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코피의 경우 이외에도 후방에서 코피가 난다거나 큰 동맥에서 출혈이 생겨 코피가 나는 경우 마취하에서 내시경 검사가 필요할 수 있고 심한 경우 혈관 색전술 등의 경우가 필요한 경우가 있으므로 지속되는 코피의 경우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확인하셔야 합니다.